아내 운동화만 한 커다란 망고를 하나 사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분명 그린 망고만의 독특한 맛이 있다던데 시큼하기만 했다. 이렇게 신맛이 날 거면 레몬을 살걸 그랬어. 신맛이 나는 무우. 덜 익은 파파야로 쏨땀을 만드는 태국, 덜 익은 그린 망고로 깍두기를 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며 망고를 씹었다. 굽은 길을 천천히 달리다 문득 꽃내음이 물씬 풍겼다. 달리던 스쿠터를 멈춰 세우기도 전 아내의 눈빛이 반짝였다. 스토리는 사람의 이성을 말랑말랑하게 만든다. 풍경 좋은 길, 공기 좋은 산골, 가득한 꽃내음, 분주한 벌들. 아내에게 꿀을 사기에 이보다 더한 장소는 없는 듯해 보였다. 꿀이라는 게 참으로 신기해서 아무리 작은 사이즈를 골라도 끝을 본적은 거의 없다. '목이 칼칼할 때 꿀차도 타 마시고, 설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