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에어, 싱크패드 X280 가벼운 노트북이 삶에 미치는 영향


회사에 입사해 처음 지급된 노트북은 싱크패드 T420이었다. 아직 새 노트북을 지급 받기 전 회사에 있는 노트북 중 아무거나 하나 건네받은 걸로 기억이 된다.

그때 당시에는 싱크패드니 T시리즈니 이런걸 하나도 모를 때라 그저 시커멓고 무거운 노트북이었다. 노트북을 열때에는 하단에 레버 같은 스위치를 오른쪽으로 조금 밀어줘야 잠금이 풀리며 화면이 들어올려졌다. 14인치 화면에 상단에는 카메라와 조그만 빛은 내는 전구가 있어 각도를 잘 조절하면 키보드를 비추는 불빛으로 쓸수 있었다. 그때 당시에는 당연히 키보드에 백라이트가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런건 지원되지 않는 모델 이었다. 




다른 노트북들과 다르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역시 키보드. 흔히 보는 키와 키사이의 간격 같은게 거의 없이 각각의 키들이 조금은 붙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누르는 키감만큼은 아주 일품. 낡고 오래된 노트북이지만 노트북을 들어올려 키보드를 두드리고 싶다는 생각만큼은 자주들었다. 왜인지는 알수없지만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만으로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는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훗날 안 사실이지만 이런 특유의 키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아서 레노버에서는 이부분만을 톡 떼어내어 SK-8835, SK-8845, SK-8855 등의 울트라나브라 불리는 외장키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나는 이사실을 불행히도 근래 들어서야 알게 되었고 부랴부랴 중고검색이라도 해보니 생산된햇수에 비해 과한 프리미엄이 붙어 거의 10만원 전후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분명 훌륭한 키보드임에는 분명하지만 조금 부담되는 가격이라 차라리 이돈을 주고 키보드를 살바에야 중고 T시리즈 노트북을 하나 들이는게 낫겟다는 식으로 생각이 발전되었다.



자연스럽게 요즘 나오는 레노버 싱크패드 시리즈들의 키보드들도 찬찬히 살펴보았으나 언제부턴가 키보드의 배열과 키감이 달라졌다고 한다. 내구성과 공간효율, 키보드의 경량화등의 목적으로 지금 최신형 싱크패드 시리즈에 탑재되는 6열 키보드가 탄생했다고 한다. 내가 추억하는 싱크패드의 키보드는 7열.

X1 카본, X280등 이미 일본에서 발매된 싱크패드의 최신형 노트북들이 특유의 매력으로 강하게 끌리긴 하지만 아직 맥북이 건재하기도 하고 새로 고성능의 랩탑을 들이는건 금전적으로 부담이 된다. 키보드의 키감만을 목적으로 올드 싱크패드를 들이는것도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건 어디 가방에 넣고 다니기도 힘들정도로 무겁디 무겁다. 약 2키로는 넘을듯.



때때로 책상에는 앉기 싫은 순간들이 있다. 책상은 물론 일이나 무언가를 하기에 최적의 공간으로 셋팅을 해두고 익숙한 것들이 보기좋게 정렬되어 있어 생산적인 활동을 하기에 익숙한 책상보다 나은 공간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때때로 침대나 소파에 앉아 무언가를 하고 싶은 충동이 들때가 있다. 어디라도 좋지만 책상 앞 만큼은 앉기 싫은 그런 순갈들. 그럴때 필요한건 가벼운 랩탑. 싱크패드 X270이 1.3kg정도로 싱크패드 시리즈 중에서는 가벼운 축에 들지만 역시나 이것도 나 맥북프로와 무게 차이가 얼마 나지 않고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한 편도 아니다. 그래서 고민하다 맥북에어 11인치로 자연스럽게 생각이 발전된다. 1.08kg의 컴팩트한 무게, 맥과 윈도우를 둘다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 아이폰과의 연결성등을 고려할때 절대 나쁜선택이 아니다. 다만 단종되어 상태좋은 새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얻기 힘들고 TN패널이라는 저렴한 디스플레이 탓에 시력걱정을 해야될 정도의 화실이 염려가 된다. 


그럼에도 가벼운 랩탑은 분명 필요하다. 성능적인 부분의 워크스테이션급이 아닌 스마트폰처럼 가볍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랩탑이 있다면 삶이 더욱 풍부해질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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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생각] - 오늘 출근해야 되는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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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근해야 되는 이유가 있을까

    다 말리지 못한 축축한 머리를 하고 급히 시리얼을 말아먹으며 출근 준비를 했습니다. 15분 뒤면 도착하는 서면행 버스를 놓치면 꼬박 30분을 돌아가야 되거든요. 헐레벌떡 집을 나서 정류장으로 뛰는 발걸음은 가볍지 않지만 출근을 못 할 이유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 평범한 화요일 아침.

    

    덜컹거리는 버스에 앉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근을 해야 되는 이유는 뭘까?' 

쉽죠? 간단합니다. 출근을 해야 월급을 받고 월급을 받아야 누울 집과 먹을 밥이 보장되니까요. 

    출근을 해야 한다는 건 유쾌하지 않습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훌륭한 복지와 처우를 보장하는 곳으로 출근한다고 해서 하루하루가 신명 나고 매일이 유쾌할 순 없겠죠.


    유쾌하진 않지만 가야만 하는 곳, 내키진 않지만 힘껏 성실해야 하는 곳. 회사는 어떤 곳일까요?

돈이라는 경제적 이익을 두고 다투는 치열한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누군가는 좌절하고 때로는 실패하기도 합니다. 승리의 이익은 공정하게 배분하는 게 미덕이라지만 패배의 이유는 철저히 개인에게 묻는 곳.

개인이 도태되지 않기 위해 하는 노력은 눈물겹지만 회사가 비즈니스에서 승리하기 위한 과정은 처절합니다. 체계적으로 조직화된 조직일수록 비즈니스를 대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은 비장하고 냉정하죠.     때로 조직은 개인에게 엄격하게 희생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이익을 좇는 집단인 회사가 비즈니스를 대하는 자세에는 비장함이 흐르죠. 출근 도장을 찍으며 되뇌는 끝없는 자기암시는 평범한 개인이었던 우리가 성실한 조직원이 되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작지만 성가신 노력들을 해야 합니다. 이른 아침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야 하고 아직 데워지지 않은 차가운 물로 얼굴을 비벼 잠을 깨야합니다. 없는 입맛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끄집어내어 모래알 같은 끼니도 씹어 삼켜야 하죠. 엄숙한 분위기 회의시간에 울려 퍼지는 꼬르륵 소리만큼 곤란한 일도 없으니까요. 출근길 사람으로 가득한 만원 버스에 올라타 겨우 문이 닫히는 입구에 서서 사람들 틈으로 손을 쭉 내밀어 교통카드를 찍을 때면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출근은 해야 합니다. 밤에는 누워 잠을 자야만 하고 하루하루를 이겨내 얻는 월급으로 사람 구실은 하며 살아야 하니까요.


    하루를 살아가는 24시간 동안 우리는 적어도 8시간을 일 합니다. 장소는 직장 일수도 있고 직장이 아닐 수도 있겠죠. 장소가 어디든 내 시간과 노력으로 애를 쓰는 모든 활동은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출근을 위해 통근버스에 오르고, 팀원들과 차를 마시며 미팅을 하고, 밭을 일구고 물건을 나르며 심지어 집중이 되지 않는 산만함을 다잡으려 책상의 잡동사니를 정리하는 것도 일과 노동으로 볼 수 있죠.

이처럼 일은 내가 만들어낸 가치뿐만 아니라 그것을 창출해내기 위해 쌓아가는 노력들도 포함됩니다. 비록 나의 가치는 내가 창출해낸 결과물로만 평가받는 게 일반적이지만 말이죠.

보통 세븐일레븐 기준으로 7시에 일어나 11시에 잠이 드니 적어도 하루에 16시간은 깨어 있습니다. 우리에게 매일 주어지는 16시간이라는 시간 중 일과 노동이 아닌 시간은 얼마나 있을까요? 

다시 아침으로 돌아가 출근 도장을 찍기 직전까지의 시간, 퇴근 후 동기들과 맥주 한잔의 유혹을 모두 뿌리친 후 집에 도착하기 직전까지의 시간을 합해 법정근로기준시간 8시간에 더합니다. 이미 16시간 중 대부분이 일과 노동을 위한 준비와 마무리 시간으로 쓰이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퇴근 후 의자에 앉아 수고한 스스로에게 시원한 맥주 한 캔을 선물하며 오늘 하루를 이리저리 되돌아보아도 회사에서 보냈던 시간이 아닌 다른 일들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실제로 하루를 보내는 시간 중 일과 노동에 관련된 시간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지 일을 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인지 자신조차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하루라는 시간, 그리고 누구나 죽음에 이른다는 확실한 명제.

내가 가진 능력과 시간을 팔아 밥을 얻는 자본주의라지만 그럼에도 일이 아닌 내 이야기로 하루를 채워야 하는 건 아닐까요?


시간과 노동, 부와 자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하루를 살아가는 시간이 일이 아닌 스스로의 이야기로 가득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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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조직의 요람 밖으로


  쪽빛 하늘에 구름 한 점이 없었다. 회사 건물 모퉁이를 크게 돌아 화살촉 같은 그늘이 검게 진 곳에 똑바로 섰다. 검은 땅 한켠에 툭툭 거릴 돌멩이 하나 없었다. 숨을 크게 마셨다가 수를 세며 내쉬기를 반복했다. 눈을 감았다가 뜨고 다시 감았다. 고요한 정신과 달리 심장은 날래게 발딱거렸다. 먼 곳에서 불어온 바람은 나를 지나 잡목 속으로 날아갔다.


       

"퇴사..하려고 합니다."


  마음을 추슬러 건물 2층에 올라 부장님 방을 찾았다. 며칠이나 이어진 비로 습하고 무거운 공기가 사무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눅눅한 공기를 좌우로 가르며 문 앞에 선채 노크를 했다. 


"똑똑"


  노트 하나 들지 않은 채 이 문에 선 적이 있었던가. 무장 하나 없이 들판을 마주한 것 같았다. 저 수풀 어딘가 분명 선연한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으리라. 그럼에도 나아가야 한다. 무소의 뿔처럼 나 홀로. 

허전한 손으로 주먹을 말아쥐었다. 달음질치는 심장과 달리 손은 푸석했다. 마른침을 삼키며 방안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가타부타 말없이 자리에 앉는 나를 부장님은 보지 못했다. 비스듬히 대각으로 세워둔 모니터 너머로 반쪽뿐인 부장님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앉은 채로 입술을 씹으며 숨을 골랐다.


키보드를 두들기던 타닥거림이 멈추고 부장님의 시선은 나로 향했다. 씹던 입술을 놓고 고이지도 않은 침을 모아 삼켰다. 


"부장님, 드릴 말씀이 있어 왔습니다."


  가다듬지 못한 목에서 새된 소리가 났다. 채 본론에 들어가기도 전 감정의 바다는 일찍이 높게 너울졌다. 무성히 되뇠던 머릿속과 달리 눈치 없는 울대는 가파르게 오르내렸다.

어금니를 힘줘 물고 말을 이었다.


"퇴사.. 하려고 합니다." 


  뱉은 말이 공간을 날아 부장님 귀에 닿기도 전 어깨가 크게 들썩였다. 왈칵 쏟은 눈물이 끝도 없이 줄줄 샜다. 곤두박질 치는 감정을 부여잡고 오줌싸개처럼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나라를 잃지도 님은 보낸 것도 아닌데 속수무책이었다. 소매로 훔친 눈가가 벌겋게 익었다. 

눈물이며 콧물이며 한참을 질질 흘리고 나서야 벙찐 부장님의 표정이 일렁이며 눈에 들어왔다.  


  쪽빛 세상 어디에도 없던 구름이 산 능선을 넘어와 하늘에 길게 걸렸다. 붉게 저문 해가 마침내 땅거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나는 그림자 하나 없는 배경에 곧게 선채 회색 건물을 등지고 걸었다. 쏟은 눈물을 말 대신 건물 가득 묻은 거 같았다. 희끄무레 해진 건물이 노을 빛을 받아 붉게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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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롱차, 당신을 응원한다

  이름을 안다는 것은 그 대상의 가치를 내면 깊이 이해하는 것이라 했다. 인물과 사물은 물론, 어떤 대상이든 고유한 이름은 가지고 있다. 비록 그 대상이 한없이 하찮을 지라도, 누구 하나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버려진 존재 일지라도 이름 하나만큼은 탄생과 더불어 영원히 지닌다(세상 만물 중 이름 없는 게 있는지? 이름을 기억해내는 것보다 이름 없는 존재를 떠올리는 게 더 힘들다). 문화, 국적에 따라 발음되는 소리가 다르고 대상에 이입되는 감정이 다를 뿐(우리와 서구의 삼겹살에 대한 온도 차이만큼) 이름 붙은 만물은 우위, 차별 없이 현실에 소속된다.


  그런 면에서 대한민국의 우롱차를 떠올려보면 어느 정도의 측은한 마음이 든다. 불쌍한 마음에 주머니를 뒤져 한 푼이라도 쥐어주고 싶은 정도는 결코 아니지만, 이름으로 박해받아 시무룩해 있는 '우롱차'를 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눈 정도는 맞춰보고 싶은 정도. 

내면의 잔잔한 평화에 기여하고 감정의 고요를 이받이 하는 음료의 이름이 '우롱'이라니. 예를 들자면 이런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퇴근길, 오늘같이 선배의 '태움'이 펄펄 끓던 솥 같은 날(솥 같은 입니다. 솥) 내 몸은 삶아진 여물처럼 푸르죽죽 해졌다. 마음이 마른빨래처럼 뻣뻣해서 차 한잔으로 위로하고 싶어 열었던 찬장. 

그 안 유일한 '우롱차'. 지난주 장을 보던 날 혼이라도 내빼버린 걸까, 차 주제에 '우롱'이라니. 장바구니를 울러 매던 그 날의 선택에 저주라도 퍼붓고 싶다. 

어쩔 수 없이 물을 끓여 차를 우린다. 찻잔 가득 오후의 '태움'이 너울댄다. 촉촉하고 싶었던 마음이 '우롱 우롱' 거린다. 

"내일 내 반드시 저 빌어먹을 '우롱차'를 내다버리고 다른 걸 들이겠다."



  조금 알아보니 중국 한 지역에서 유래했고, 본래 이름은 오룡차 烏龍茶라. 색이 검어 흑 黑 자를 붙여 헤이룽 차라고 부르다. 흑 黑이 어감, 의미 모두 좋지 않아 역시 검다는 의미의 오 烏 (오골계를 생각하시면 된다.)를 붙였다고 한다. 차 이름에 용이 붙은 건 전설에 용이 나타나 차밭을 지켰다고 한다. 차 밭을 수호하는 용이라. 실로 과거의 용은 오지랖이 상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바다, 산, 개천, 민가 게다가 차 밭이라니. 이즘 되면 옛 변소나 돌담길을 수호하는 용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바쁘건 딱 질색이고, 유명해지고 싶지도 않으니 나는 뒷간이나 돌담 정도면 되겠어" 하는 취향의 용이 있었을지도.


  컵에 차를 우려 내다보면 예상치 못한 성가신 일들(샤워 후 수건이 없는 아내라든지, 신문 구독 권유라든지)로 깜박하는 경우가 있다. 브랙퍼스트 Breakfast 같은 경우는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 조금만 오래 우려도 아주 '떫은맛'을 제대로 보여준다. 향에 속아 한입 머금게 되면 떫은맛에 입꼬리를 내리고 "느에" 하며 혀를 내밀게 된다.


그에 반해 우롱차는 성미가 유순하다고 볼 수 있다. 몇 분을 우려내든, 깜박 성가신 일들로 한참이나(방금 감은 아내의 물미역 같은 머리를 헤어드라이어로 말려 줄 정도) 자신을 돌봐주지 않더라도 떫은 표정 아니 떫은맛 하나 없다. 공사다망한 현대인에게 이만한 차가 없다.


지금 '아이스 우롱' 한 잔 어떠신지.


사소하며 시시콜콜한 일들에 대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셔서 댓글 하나, 하트 하나 달아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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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처럼 수많은 조식들,  그중에 그대를 만나

https://brunch.co.kr/@butterroll/10

동남아(태국, 베트남)의 호텔 조식


휴가철, 그리고 요즘처럼 포털의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 살며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소재가 있다. 내게는 여행에서 숙소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굳이 말해 무얼 할까. 이럴 때 '입만 아프다'는 너스레를 떠는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뭐 나는 그 정도 까진 아니다.

모두들 이미 각자의 확고한 기준과 고집으로 선호하는 숙소의 취향이 뚜렷하다. 뿐만 아니라 자주 사용하는 숙박 전용 어플의 '지금 깎아줘?' 아니면 '열 번 묵고 한 번 평균 가격에 묵게 해줘?' 묻는 알랑방구 같은 눈속임에도 익숙하다.

'좀 가봤다 하는' 여행 블로거, '좀 쓴다 하는'여행 에세이, 심지어 오후의 볕을 쬐는 고양이에게도 '저 숙소에 대해 한마디 여쭙겠는데..'하고 물어도 한마디 거들어 줄 것만 같다.

그렇지만 나 역시도 남들 하듯 걸고넘어져본다.


"숙소는 여행이라는 시간적으로 제한된 흐름에서 개인과 타인의 추억 형성에 상당 부분 기여한다.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만."


태국 치앙마이, 마니나라콘 호텔 Maninara korn hotel


숙소가 중요하듯 내게는 숙소의 조식도 서로의 무게가 같을 만큼 중요하다. 거창하게 들릴지 몰라도 정작 주로 다니는 중 저가의 호텔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대부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업계에서 아메리칸 스타일 조식이라는 말은 소박한 조식을 통용하는 말이다.) 

적어도 조식 예찬론자라면 고급 호텔의 으리으리한 조식의 추억 정도는 무용담 삼아 지니고 있어야 할 것 같지만 그런건 없다.

'호캉스족' 들이 들으면 콧방귀를 뿜뿜 댈 조그맣고 아담한 크기의 깜찍한 조식이 전부다. 뭐 어찌 되었든, 고만고만한 조식의 수준은 내게 묘한 긴장을 준다. 




태국 치앙마이, 사쿨차이 플레이스 호텔 Saculcai place hotel


여행을 떠나기 전, 숙소 예약을 할 때면 먼저 조식에 체크를 해두고 검색을 시작한다. 경험으로 볼 때 숙소에서 조식의 메뉴를 홍보용 사진으로 제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럴 때 트립어드바이저 Tripadviser의 실사진들은 큰 힘이 된다. 집단 지성의 능력에 속으로 박수(다크나이트에서 조커의 박수씬을 아시는지, 뭐 그런 느낌을 떠올리면 적절하다. 입을 쩝쩝 거리며 박수를 치다 바라보는 쪽을 향해 손바닥을 펼치는)를 친다. 길에서 우연히 만나면 그때 고마웠다고 눈인사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 여행 전 미리 풍부한 정보를 갖고 가는 건 조금 김새는 일이지만 그래도 최악의 아침을 맞이하는 참사는 피할 수 있다. 매일 아침 아내의 구박에 곤욕을 치르는 남편을 떠올려보라. 4차 산업혁명과 집단지성에게 경의를 표한다.



베트남 다낭, 반다 호텔 Vanda hotel


배낭여행객이 많은 여행지는 카페든 식당이든 특정 시간 동안 아침메뉴를 판매하는 가게를 쉽게 볼 수 있다. 가는 사람은 많지 않아도 맥도널드, KFC 같은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메뉴들도 훌륭하다.


가끔 여행을 떠나기 전, '매일 아침을 근처 브런치 식당에서 먹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전날 먹은 저녁의 소화 정도에 따라 그날그날 다른 아침을 먹는 것도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 방법이다. 

작심해서 상상 해보면 무척이나 낭만적이다. 매일 아침을 카페테리아에서 먹는 것만으로도 하루키의 '먼 북소리'처럼 유려한 문체로 아침의 카페테리아를 묘사하고 조르바계 그리스인에 대해 쓸 수 있을 것만 같다. 정미경의 '밤이여, 나뉘어라'에서 나온 '각성이 필요하지 않아도 커피를 들이켤 수밖에 없는 모래 같은 끼니' 같은 문장도 술술 써질지도 모른다. 이렇게 된 이상 내 글이 지지부진한건 매일 아침을 호텔 조식에 의존하는 몹쓸 취향 탓이라고 주장할 근거도 마련된다. 결코 깜이 안되서가 아니라. 



태국 끄라비, 블루소텔 호텔 Blusotel hotel


그럼에도 호텔 조식을 사랑하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호텔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우연히 마주하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그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아침을 먹는 모습을 보는 건 꽤나 흥미진진하다. 

아침을 적당히 챙겨 먹고 배가 불러오면 다른 투숙객들의 모습을 살펴보며 국적을 멋대로 추리해보곤 한다. 그릇에 담는 음식의 종류와 양, 곁들이는 음료는 충분한 단서가 된다. 곁에 왓슨이 없어도 이미 한국에서 온 셜록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양손 끝을 서로 맞대며 대상을 보지 않고 단서들을 줄줄 읊어대는 게 기본 에티튜드다.


"베이컨을 꽤나 바삭하게 구웠군, 양도 어마어마해. 아마도 미국인이 틀림없어. 그것도 동부 출신."

"초코 시리얼에 우유 대신 요거트를 넣은걸 보니, 북유럽계일 가능성이 높아"


조식을 먹는 다양한 국적의 테이블에서는 가끔 열띤 대화가 오고간다. 아마도 나처럼 국적 추리에 열을 올리고 있으리라. 이렇게 된 이상 호텔측에서 정식으로 주최하는 작은 이벤트를 열어보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나름의 합리적 이유를 찾아보지만 대게 근본 없는 주장만 난무한다. 승부를 가릴 수도 없다.




태국 치앙마이, 레인포레스트 호텔 Rainforest hotel


식당을 이용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지루하지 않다. 뷔페에서 흔히 쓰는 입구가 큰 용기(고전게임 '팩맨'을 닮았다.)를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힘차게 열었다가 이내 실망하는 모습을 볼 때면 어깨에 손을 올리고 같이 울상을 지어주고 싶다. 영화에서 처럼 입꼬리를 한없이 내리고 왼손은 이마를 짚고 고개는 절레절레 저으며 아래로 떨구는 게 좋겠다. 전하는 위로의 말로는 "뭐 그런 게 인생 아 아니 조식 뷔페 아니겠어요? 힘내서 다음 팩맨을 열어보죠." 가 적절하겠다.


굳이 넣지 말라는 크로와상을 컨베이어 벨트식 토스터기에 직원 몰래 넣을 때면 구석에서 망이라도 봐주고 싶다. 식당에 직원이 없을 확률은 무척이나 낮으니 공범 혐의를 피하기 위한 뻔뻔한 표정도 미리 연습해두면 좋다. 대게 높이가 높은 크로와상은 사이에 끼고 굴뚝이 된 토스터기로 장내는 잠시 소란스러워 진다. 연기쇼의 주인공은 어쩔줄 몰라하며 빵집게를 연신 놀려본다. 불린 시리얼로 곤죽 만들기에 지겨워진 아이들은 굴뚝 연기에 '호이!' '호이!'하며 소리를 지른다. 유아용 시트에 앉은 갓난둥이도 '흐헤헤' 거리며 숟가락을 내려친다. 엄마들은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아이들을 챙긴다.

어느순간 베테랑 직원이 나타나 능숙하게 해결을 하며 문제는 일단락 된다. 연기쇼의 주인공에게 별다른 주의는 주지 않는다. 아이들은 다시 곤죽을 만들어댄다.




태국 끄라비, 훌라훌라 리조트 Hula Hula resort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호텔들이 있고 각 호텔들의 조식에는 저마다의 얼굴과 표정이 있다.


별처럼 수많은 조식 중 

그중에 그대를 만나 행복했다.


https://brunch.co.kr/@butterroll/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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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를 대하는 개인의 야수성


  냉장고 한켠에서 소외받던 연유를 토마토에 뿌려 먹은 이후 그 맛에 깊게 매료되었다. 그저 단순한 단맛이 아닌 우유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토마토의 싱싱함과 더할 나위 없이 어우러진다. 


설탕이 솔솔 뿌려진 토마토는 인류의 오랫 벗이자 동반자로 역사 속 굵직한 사건들마다 그 존재를 함께 해 왔지만(칠흑 같은 밤에도 토마토가 담긴 그릇에 적당량의 설탕을 뿌리기 위해 에디슨이 전구를 개발했다는 등, 농담입니다), 설탕을 인류의 적으로 낙인찍고 함께 해온 오랜 세월을 한순간에 증오하는 연애의 세기말적 태도를 보인 후부터 토마토에 무언가를 뿌려 먹는 행위는 몰상식한 태도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인지 토마토에 연유로 8자를 그릴데면 묘하게 금기를 깨는 아득함이 있다.

빨갛게 잘 익은 토마토를 8 등분하여 그릇에 잘 담고 그위에 무한대를 그리려 누운 8자처럼 연유를 휘휘 뿌려댄다. 달게 먹으려 연유 욕심을 부려버리면 먹는 내내 입은 즐겁겠지만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니 딱 8자 한 바퀴. 언제 먹어도 복된 음식이지만 역시 아침 일찍 일어나 먹는 토마토가 가장 맛있다. 요즘같이 열대야에 지친 무거운 몸으로 아침의 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대지의 싱싱함을 입안 가득 머금는 것이다. 




  토마토 한 그릇과 어울리는 여러 메뉴가 있지만 나는 보통 바나나를 같이 먹는다. 우선 과일이어야 한다. 토마토 한 그릇을 먹고 나물에 찌개 같은 밥을 먹는 건 뭔가 어색하고 불편하다. 그렇게 해서는 안될 것 같은 기분이다. 아침 가득 느꼈던 대지의 싱싱함의 텐션을 어느 정도는 이어가야 할 것 같다는 책임감도 든다. 보통 사과와 빵도 좋은 아침메뉴지만 바나나를 먹는 장점은 분명 있다. 무엇보다 굉장히 간편하다. 사과를 씻고 껍질을 벗겨서 자르는 일도, 그저 씻어 입으로 와각 베어 먹는 일도 매일 하려면 충분히 성가시다. 빵을 먹는 것도 큰 덩어리라면 먹기 좋게 잘라야 하고 잼이나 버터 따위도 발라야 한다. 게다가 흘린 빵부스러기도 꽤나 짐스럽다. 건강한 아침을 먹기 위한 부단한 노력은 토마토로 족하다.


  바나나를 먹기 위해 윗 꼭지부터(아래쪽으로 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 취향껏) 꺾어 반쯤 한 커플 벗겨낸 후 다른 쪽도 반복한다. 보통 동서남북 4방향으로 껍질을 내리 우는 게 안정감이 있지만 좀체 쉽지 않다. 









껍질을 벗겨낸 흰 바나나를 마주하면 대부분의 개인은 내면의 포악한 야수성과 마주한다. 당근이나 오이를 베어 먹을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입을 크게 벌려 단시간에 입안 가득 베어 물고는 우걱우걱 씹어 삼킨다. 마치 포악한 숫사자, 굶주린 악어의 사냥과 같다. 순간 바나나는 여리고 약한 노루의 심정으로 단숨에 제압당한다. 연약하고 부드러울게 너무나도 명백한 존재를 제압하는 행동에 거침이 없다. 당근 정도만 되더라도 입에 넣어 똑똑 부러뜨려 먹게 되고 그 순간에는 한쪽 눈을 감고 당근이 부러지나 내 어금니가 부러지나 걱정과 우려도 하게 된다. 바나나 먹듯 당근을 대했다가는 치아며 턱관절이 남아나질 않게 된다.


무더운 여름 치솟은 불쾌지수에 소환된 저마다의 야수성을 바나나로 쏟아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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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시급 7530원을 보고 갑록을박이 한창이다. 당장 혜택을 받는 쪽과 피해를 입는 쪽이 분명하다 보니 한두마디만 나눠보면 확실하게 피아 구분이 된다. 


 절대적 갑의 위치에서 신명나게 대학원생을 조련하는 교수들이 있다. 주말에는 멀리 친척댁에 다녀왔다며 일찍이 실험실로 전화를 걸어왔다. 실험실 구석에 있는 청소기와 3미터 릴선을 챙겨 건물 1층 후문으로 향한다.수화기 너머로 들었던 내용데로 먼길을 달려와서 인지 바퀴 주변으로 흙물이 튀겨 말라 붙어있다. 그와 대비되게 운전석에서 내리는 교수의 구두가 유난히 반짝인다. 몰래 차만 그 흙 길을 다녀온 것일까. 운전자 없이 흙 길을 달리는 자동차를 떠올린다. 황야의 길들여 지지 않은 야생마 같으니. 교수는 말 없이 3층의 방으로 향한다. 


 건물 계단 구석퉁이에 있는 콘센트는 도대체 누가 쓰는걸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게 내가 되리라고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계단의 어떤 콘센트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교내 시설부 직원들은 이 사실을 알까.


한해 농사를 좌우짓는 모내기가 한창일 때 즈음, 지식의 상아탑 대학원생들은 같은 심정으로 국책사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사업용 보고서를 숱하게 나눠읽고 고쳐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인건비 책정표에도 눈이 가게 된다. 결과는 작년과 같다. 최저시급 인상의 바람은 이 그늘진 상아탑에 미치지 못하는 걸까. 무릇 오전의 말려 돌아가지 않던 릴선의 기억이 진흙의 돌덩이 처럼 기억속에 턱턱 와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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