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생각 7

맥북에어, 싱크패드 X280 가벼운 노트북이 삶에 미치는 영향

맥북에어, 싱크패드 X280 가벼운 노트북이 삶에 미치는 영향 회사에 입사해 처음 지급된 노트북은 싱크패드 T420이었다. 아직 새 노트북을 지급 받기 전 회사에 있는 노트북 중 아무거나 하나 건네받은 걸로 기억이 된다.그때 당시에는 싱크패드니 T시리즈니 이런걸 하나도 모를 때라 그저 시커멓고 무거운 노트북이었다. 노트북을 열때에는 하단에 레버 같은 스위치를 오른쪽으로 조금 밀어줘야 잠금이 풀리며 화면이 들어올려졌다. 14인치 화면에 상단에는 카메라와 조그만 빛은 내는 전구가 있어 각도를 잘 조절하면 키보드를 비추는 불빛으로 쓸수 있었다. 그때 당시에는 당연히 키보드에 백라이트가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런건 지원되지 않는 모델 이었다. 다른 노트북들과 다르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역시 키보드. 흔히 ..

오늘 출근해야 되는 이유가 있을까

오늘 출근해야 되는 이유가 있을까 다 말리지 못한 축축한 머리를 하고 급히 시리얼을 말아먹으며 출근 준비를 했습니다. 15분 뒤면 도착하는 서면행 버스를 놓치면 꼬박 30분을 돌아가야 되거든요. 헐레벌떡 집을 나서 정류장으로 뛰는 발걸음은 가볍지 않지만 출근을 못 할 이유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 평범한 화요일 아침. 덜컹거리는 버스에 앉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근을 해야 되는 이유는 뭘까?' 쉽죠? 간단합니다. 출근을 해야 월급을 받고 월급을 받아야 누울 집과 먹을 밥이 보장되니까요. 출근을 해야 한다는 건 유쾌하지 않습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훌륭한 복지와 처우를 보장하는 곳으로 출근한다고 해서 하루하루가 신명 나고 매일이 유쾌할 순 없겠죠. 유쾌하진 않지만 가야만 하는 곳, 내키진 않지..

퇴사, 조직의 요람 밖으로

퇴사, 조직의 요람 밖으로 쪽빛 하늘에 구름 한 점이 없었다. 회사 건물 모퉁이를 크게 돌아 화살촉 같은 그늘이 검게 진 곳에 똑바로 섰다. 검은 땅 한켠에 툭툭 거릴 돌멩이 하나 없었다. 숨을 크게 마셨다가 수를 세며 내쉬기를 반복했다. 눈을 감았다가 뜨고 다시 감았다. 고요한 정신과 달리 심장은 날래게 발딱거렸다. 먼 곳에서 불어온 바람은 나를 지나 잡목 속으로 날아갔다. "퇴사..하려고 합니다." 마음을 추슬러 건물 2층에 올라 부장님 방을 찾았다. 며칠이나 이어진 비로 습하고 무거운 공기가 사무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눅눅한 공기를 좌우로 가르며 문 앞에 선채 노크를 했다. "똑똑" 노트 하나 들지 않은 채 이 문에 선 적이 있었던가. 무장 하나 없이 들판을 마주한 것 같았다. 저 수풀 어딘가 ..

우롱차, 당신을 응원한다

우롱차, 당신을 응원한다 이름을 안다는 것은 그 대상의 가치를 내면 깊이 이해하는 것이라 했다. 인물과 사물은 물론, 어떤 대상이든 고유한 이름은 가지고 있다. 비록 그 대상이 한없이 하찮을 지라도, 누구 하나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버려진 존재 일지라도 이름 하나만큼은 탄생과 더불어 영원히 지닌다(세상 만물 중 이름 없는 게 있는지? 이름을 기억해내는 것보다 이름 없는 존재를 떠올리는 게 더 힘들다). 문화, 국적에 따라 발음되는 소리가 다르고 대상에 이입되는 감정이 다를 뿐(우리와 서구의 삼겹살에 대한 온도 차이만큼) 이름 붙은 만물은 우위, 차별 없이 현실에 소속된다. 그런 면에서 대한민국의 우롱차를 떠올려보면 어느 정도의 측은한 마음이 든다. 불쌍한 마음에 주머니를 뒤져 한 푼이라도 쥐어주고 싶은 ..

별처럼 수많은 조식들, 그중에 그대를 만나

별처럼 수많은 조식들, 그중에 그대를 만나https://brunch.co.kr/@butterroll/10동남아(태국, 베트남)의 호텔 조식 휴가철, 그리고 요즘처럼 포털의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 살며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소재가 있다. 내게는 여행에서 숙소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굳이 말해 무얼 할까. 이럴 때 '입만 아프다'는 너스레를 떠는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뭐 나는 그 정도 까진 아니다.모두들 이미 각자의 확고한 기준과 고집으로 선호하는 숙소의 취향이 뚜렷하다. 뿐만 아니라 자주 사용하는 숙박 전용 어플의 '지금 깎아줘?' 아니면 '열 번 묵고 한 번 평균 가격에 묵게 해줘?' 묻는 알랑방구 같은 눈속임에도 익숙하다.'좀 가봤다 하는' 여행 블로거, '좀 쓴다 하는'여..

바나나를 대하는 개인의 야수성

바나나를 대하는 개인의 야수성 냉장고 한켠에서 소외받던 연유를 토마토에 뿌려 먹은 이후 그 맛에 깊게 매료되었다. 그저 단순한 단맛이 아닌 우유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토마토의 싱싱함과 더할 나위 없이 어우러진다. 설탕이 솔솔 뿌려진 토마토는 인류의 오랫 벗이자 동반자로 역사 속 굵직한 사건들마다 그 존재를 함께 해 왔지만(칠흑 같은 밤에도 토마토가 담긴 그릇에 적당량의 설탕을 뿌리기 위해 에디슨이 전구를 개발했다는 등, 농담입니다), 설탕을 인류의 적으로 낙인찍고 함께 해온 오랜 세월을 한순간에 증오하는 연애의 세기말적 태도를 보인 후부터 토마토에 무언가를 뿌려 먹는 행위는 몰상식한 태도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인지 토마토에 연유로 8자를 그릴데면 묘하게 금기를 깨는 아득함이 있다.빨갛게 잘 익은 토마토를..

[하루 생각]노동의 중심에서 최저시급을 외치다.

최저시급 7530원을 보고 갑록을박이 한창이다. 당장 혜택을 받는 쪽과 피해를 입는 쪽이 분명하다 보니 한두마디만 나눠보면 확실하게 피아 구분이 된다. 절대적 갑의 위치에서 신명나게 대학원생을 조련하는 교수들이 있다. 주말에는 멀리 친척댁에 다녀왔다며 일찍이 실험실로 전화를 걸어왔다. 실험실 구석에 있는 청소기와 3미터 릴선을 챙겨 건물 1층 후문으로 향한다.수화기 너머로 들었던 내용데로 먼길을 달려와서 인지 바퀴 주변으로 흙물이 튀겨 말라 붙어있다. 그와 대비되게 운전석에서 내리는 교수의 구두가 유난히 반짝인다. 몰래 차만 그 흙 길을 다녀온 것일까. 운전자 없이 흙 길을 달리는 자동차를 떠올린다. 황야의 길들여 지지 않은 야생마 같으니. 교수는 말 없이 3층의 방으로 향한다. 건물 계단 구석퉁이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