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조직의 요람 밖으로
쪽빛 하늘에 구름 한 점이 없었다. 회사 건물 모퉁이를 크게 돌아 화살촉 같은 그늘이 검게 진 곳에 똑바로 섰다. 검은 땅 한켠에 툭툭 거릴 돌멩이 하나 없었다. 숨을 크게 마셨다가 수를 세며 내쉬기를 반복했다. 눈을 감았다가 뜨고 다시 감았다. 고요한 정신과 달리 심장은 날래게 발딱거렸다. 먼 곳에서 불어온 바람은 나를 지나 잡목 속으로 날아갔다.
"퇴사..하려고 합니다."
마음을 추슬러 건물 2층에 올라 부장님 방을 찾았다. 며칠이나 이어진 비로 습하고 무거운 공기가 사무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눅눅한 공기를 좌우로 가르며 문 앞에 선채 노크를 했다.
"똑똑"
노트 하나 들지 않은 채 이 문에 선 적이 있었던가. 무장 하나 없이 들판을 마주한 것 같았다. 저 수풀 어딘가 분명 선연한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으리라. 그럼에도 나아가야 한다. 무소의 뿔처럼 나 홀로.
허전한 손으로 주먹을 말아쥐었다. 달음질치는 심장과 달리 손은 푸석했다. 마른침을 삼키며 방안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가타부타 말없이 자리에 앉는 나를 부장님은 보지 못했다. 비스듬히 대각으로 세워둔 모니터 너머로 반쪽뿐인 부장님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앉은 채로 입술을 씹으며 숨을 골랐다.
키보드를 두들기던 타닥거림이 멈추고 부장님의 시선은 나로 향했다. 씹던 입술을 놓고 고이지도 않은 침을 모아 삼켰다.
"부장님, 드릴 말씀이 있어 왔습니다."
가다듬지 못한 목에서 새된 소리가 났다. 채 본론에 들어가기도 전 감정의 바다는 일찍이 높게 너울졌다. 무성히 되뇠던 머릿속과 달리 눈치 없는 울대는 가파르게 오르내렸다.
어금니를 힘줘 물고 말을 이었다.
"퇴사.. 하려고 합니다."
뱉은 말이 공간을 날아 부장님 귀에 닿기도 전 어깨가 크게 들썩였다. 왈칵 쏟은 눈물이 끝도 없이 줄줄 샜다. 곤두박질 치는 감정을 부여잡고 오줌싸개처럼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나라를 잃지도 님은 보낸 것도 아닌데 속수무책이었다. 소매로 훔친 눈가가 벌겋게 익었다.
눈물이며 콧물이며 한참을 질질 흘리고 나서야 벙찐 부장님의 표정이 일렁이며 눈에 들어왔다.
쪽빛 세상 어디에도 없던 구름이 산 능선을 넘어와 하늘에 길게 걸렸다. 붉게 저문 해가 마침내 땅거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나는 그림자 하나 없는 배경에 곧게 선채 회색 건물을 등지고 걸었다. 쏟은 눈물을 말 대신 건물 가득 묻은 거 같았다. 희끄무레 해진 건물이 노을 빛을 받아 붉게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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