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조직의 요람 밖으로 쪽빛 하늘에 구름 한 점이 없었다. 회사 건물 모퉁이를 크게 돌아 화살촉 같은 그늘이 검게 진 곳에 똑바로 섰다. 검은 땅 한켠에 툭툭 거릴 돌멩이 하나 없었다. 숨을 크게 마셨다가 수를 세며 내쉬기를 반복했다. 눈을 감았다가 뜨고 다시 감았다. 고요한 정신과 달리 심장은 날래게 발딱거렸다. 먼 곳에서 불어온 바람은 나를 지나 잡목 속으로 날아갔다. "퇴사..하려고 합니다." 마음을 추슬러 건물 2층에 올라 부장님 방을 찾았다. 며칠이나 이어진 비로 습하고 무거운 공기가 사무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눅눅한 공기를 좌우로 가르며 문 앞에 선채 노크를 했다. "똑똑" 노트 하나 들지 않은 채 이 문에 선 적이 있었던가. 무장 하나 없이 들판을 마주한 것 같았다. 저 수풀 어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