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사과의 마음

    나는 대체로 냄새를 맡아보고 신맛이 나는 사과를 좋아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홍옥을 잘 먹고, 보스턴에 살 때는 매킨토시만 먹었다. 매킨토시는 가장 싼 품종의 하나로 슈퍼에 가면 큰 비닐봉지에 담은 것을 고작 몇 달러에 살 수 있다. 그걸 사서 질리지도 않고 매일 먹었다. 껍질을 깎아 셀러리와 함께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그래서 보스턴 시절을 생각하면 조그맣고 짙은 주홍색의 매킨토시가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는 줄곧 매킨토시 컴퓨터를 애용하고 있다. 매킨토시 사과는 Mcintosh, 컴퓨터 ‘애플’은 Macintosh. 상표권 관계로 조금 철자가 다른다. 아침에 일어나 주방에서 사과를 하나 들고 서재로 간다. 사과 마크의 ‘애플’ 스위치를 누른 다음 새벽빛 속에서 화면이 준비되기를 기다린다. 그동안 빨갛고 새콤한 사과를 우적우적 먹는다. 그리고 자, 오늘도 열심히 소설을 써야지 하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그런 생활을 계속해왔다. 절대 윈도스를 미워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상태로는 매킨토시를 갈아탈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윈도스에는 사과 마크가 붙어 있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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